[못열린 임시국회]입씨름만 벌이다 「문턱」못넘어

입력 1998-03-06 20:22수정 2009-09-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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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체제의 위헌시비로 정국에 격랑이 일고 있다. 게다가 ‘북풍’까지 불어닥쳐 여야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극한대치 상황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다.

여야 3당총무는 6일 투표함 보전신청을 해둔 2일의 총리인준 투표결과 처리문제로 입씨름만 벌이다 헤어졌다. 이 때문에 이날 소집된 임시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권은 총리서리체제가 출범한 이상 당분간 냉각기를 갖고 여론에 호소하면서 한나라당의 입장변화를 기대하는 ‘우보(牛步)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입장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국민회의측이 비판여론 등을 감안, 감사원장인준과 추경예산안이라도 먼저 처리하자는 ‘분리전략’을 선호하는 반면 자민련측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대행과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는 일단 ‘뜨거운 감자’에 해당하는 JP인준 문제가 식을 때를 기다리자는 데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총무는 “다음주부터는 여야대화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은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2일의 총리인준투표는 ‘반공개적인 변칙투표’라며 재투표가 보장되지 않는한 계속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거야(巨野)한나라당도 JP총리 임명동의안 반대당론은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다.

JP총리인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른 사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강경노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느닷없이 터진 ‘북풍변수’가 결집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지도부는 당초 추경예산안 등 민생현안은 여야 합의를 통해 분리처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왔다. 그러나 북풍변수와 여권에서 흘러나온 정계개편 시사발언으로 강경분위기로 돌아섰다.

하지만 여권의 시간끌기 전략에 대응할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이상득(李相得)총무는 “여당은 투표결과를 확인하는데 동참해 주길 바란다”며 “투표를 못한 의원들이 투표를 해서라도 총리서리라는 위헌상태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면적인 대여(對與)강경드라이브의 이면에는 추경예산안 등 민생현안 처리에는 협조를 해줘야 한다는 온건론도 만만치 않다.

한 고위당직자는 “야당은 여론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시사했다. 다음주부터 이뤄질 여야간의 물밑대화가 주목된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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