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심화돼 사실상의 국가부도사태가 닥쳤던 작년의 핵심 당국자였던 강경식(姜慶植) 경제부총리―김인호(金仁浩) 청와대경제수석―이경식(李經植) 한국은행총재 등 3인은 청문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3인의 청문회 준비는 강전부총리가 최근 말했던 것처럼 바둑의 ‘복기(復棋)’와 비슷하다.
강전부총리와 김전수석은 재정경제원측이 정리해준 신문스크랩 등 각종 참고자료들을 살펴보면서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이들은 재경원 등의 고위간부와도 간간이 의견과 자료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전부총리는 자서전을 집필하고 있는데 이 책이 청문회에 즈음해 출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숙제가 밀리는 것처럼 (집필이) 늦어지고 있다”며 “지금 해봐야 받아들여지지 않을 이야기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전수석은 외환위기가 장기간에 걸친 경제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음을 밝힐 계획이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던 96년 이후 숱한 외압에도 불구하고 재벌개혁 금융개혁 등을 추진했으나 이들 과제가 흐지부지된 경위와 정부 밖의 문제 요인들에 대해 많은 실증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도 회고록을 집필중이다. 자신이 경제부총리로 있던 문민정부 초기부터 한은총재를 역임하고 있는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소회를 중심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곧 출간될 것 같지는 않다.
이석채(李錫采)전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동서문제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최근 개인휴대통신(PCS)관련 특혜설이 고개를 들자 조만간 귀국할 뜻을 밝혔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