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DJ 파이팅!』 지원나섰다…재벌개혁 한목소리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00분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DJ)차기대통령이 6일 청와대회동후 발표한 6개항 합의사항은 개별항목마다 대(對)국민호소를 겸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 있다. 이런 점에서 합의사항이라기 보다는 담화문에 가까운 내용이다. 특히 합의문에는 최근 김차기대통령이 공사석에서 강조해온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실제 이날 합의는 김차기대통령이 준비해온 내용이 거의 가감없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날의 회동은 DJ가 국정운영구상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데 YS가 힘을 실어주는 ‘모양 갖추기’의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날 합의의 중점내용인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차입경영구조의 개선은 김차기대통령이 밝혀온 ‘민주적 시장경제론’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주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외압(外壓)’이란 상황적 여건을 재벌개혁의 호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여러차례 비춰왔다. 재벌개혁은 김대통령에게 있어서도 ‘미완(未完)의 과제’로 그친 사안이기도 하다. 취임초 “가진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겠다”며 재벌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김대통령은 IMF의 긴급지원을 받게 된 경제파탄 상황에 빠지자 불발에 그친 재벌개혁에 대해 사석에서 아쉬움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회동에서 재벌개혁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예상되는 역풍(逆風)과 대응책 등에 관해 충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이날 합의문에서 두사람은 “시간이 없다”며 ‘타율적 개혁’이라도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보여 재벌개혁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분명히 했다. 또 정리해고제의 조기도입과 관련, ‘고통분담’을 강조하며 “정리해고제가 실현 되지 않으면 외국인투자가 안이루어지고 더 많은 실업이 발생한다”는 설명을 곁들인 것은 예상되는 노동계의 반발무마를 겨냥한 것. 두 사람은 국민에게 거듭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당부하면서 “1년정도 시련을 넘기면 내년부터 우리경제에 서광이 비칠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아무튼 이날 회동에 앞서 나눈 환담에서 두사람은 허물없는 친구끼리 정담을 나누듯, DJ의 73회 생일 등을 화제로 종전보다 한층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YS와 DJ의 한시적 ‘밀월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관심이다. 〈이동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