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의 첫 해외방문은 언제쯤 가능할까. 김당선자는 『내가 만약 당선되면 그 즉시 대통령 당선자 자격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 경제외교를 펼치겠다』고 선거직전 약속했다.
하지만 김당선자의 미국 일본 방문이 「즉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전에 방문국과 의전 및 실무적 협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가 실무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문제는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이다. 대통령당선자의 외국순방은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과 경호를 받으며 방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국빈방문 형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당선자는 그러나 아직 우리 경제의 실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고 방문국의 협조를 구할 방법도 마땅찮다. 이때문에 김당선자는 20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자신의 외국방문에 대한 정부부처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당선자는 미국방문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미셸 캉드쉬 IMF총재, 일본을 방문하면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와의 면담을 원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의 「IMF재협상발언」의 진의를 설명하고 협의내용의 이행을 확실히 약속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과의 회동을 추진하는데도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때문에 국민회의에서는 김당선자의 외국순방에 앞서 특사(envoy)를 파견, 실무협상을 먼저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당선자가 19일 오후 일산자택에서 김종필(金鍾泌)선대회의의장 박태준(朴泰俊)선대회의 상임고문과 만찬을 함께한 것도 이같은 절차를 사전에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사 파견시기는 미국이 25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에 들어가기 때문에 연말이 될 가능성이 높고, 김당선자의 방문시기는 특사가 귀국하는 1월쯤이나 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