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통령선거는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 때문에 여러가지 선거 기록을 남겼다. 그 중 대표적인 최초의 기록은 무효표가 1,2위 후보간의 표차보다 더 많았던 것.
1위 김대중(金大中)후보와 2위 이회창(李會昌)후보간 표차가 39만5백57표였고 무효표는 이보다 1만표 가량 많은 40만1백95표.
이는 92년 14대 대선 때의 무효표 31만9천7백61표보다 무려 8만여표 늘어난 수치. 이번 선거 4위 득표자 권영길(權永吉)후보의 30만6천26표보다도 9만4천여표가 많다.
「1%의 승부」라며 어느 선거 때보다 초조하게 개표과정을 지켜봤던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자기 당 후보를 찍은 무효표가 한 장 나올 때마다 한숨을 터뜨리며 애간장을 태웠다.
대표적인 무효표는 기표소 안에 비치된 기표봉 대신 자신의 도장으로 지지후보의 기표란에 표기한 경우. 전체 무효표의 80∼90%를 차지한다. 선거인명부 대조석에서 도장을 사용한 뒤 무심코 투표용지에도 도장이나 손도장을 찍은 유권자가 의외로 많았던 것.
부재자 투표시 회송용 겉봉투만 봉함하고 하얀색 속봉투를 봉함하지 않아 무효처리된 표도 상당수에 이른다.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지만 부재자투표의 무효표 비율이 일반투표보다 2∼3배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선관위 안병도(安炳道)지도과장은 『투표자의 착각이나 실수로 발생하는 무효표는 주권행사 자체를 포기한 기권표와 달리 정말 아까운 표』라며 『올바른 투표요령의 적극적인 홍보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