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趙연대 전망]손은 덥석 잡았지만…『앞날 험난』

  • 입력 1997년 11월 9일 20시 23분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의 조순(趙淳)총재가 전격적으로 합당 선언은 해놓았으나 실제로 통합을 마무리짓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이견이나 반발도 만만치 않고 지분(持分)문제 등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부 반발은 민주당쪽이 훨씬 거세다. 양당총재의 합당선언 다음날인 8일, 민주당사에는 살벌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20여명의 당직자와 지구당위원장들은 조순총재에게 『무슨 권한으로 합당을 결정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 총재단회의에서 이부영(李富榮)부총재와 권기술(權琪述)의원은 『공식기구를 통한 결정이 아니다』며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국 10일로 예정됐던 양당총재의 기자회견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합당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쪽은 국민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경기 충청 부산 경남 지구당위원장들이다. 이들은 또 조총재가 자신들의 입지를 챙겨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이 합당선언 자체를 무산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오히려 통합협상과정에서의 지분문제가 더 큰 관건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당은 이번주초부터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나 상호 입장에 너무나 괴리가 크다. 신한국당측은 현역을 제외하고 15% 정도를 협상안으로 내놓고 25% 선까지 신축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역을 빼고 「50 대 50」을 주장할 태세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40% 정도를 받아낸다는 생각이다. 또 지방자치선거 공천권도 같은 비율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지분문제는 신한국당의 이한동(李漢東)대표와 3인 공동선대위원장 등 중진들과 민주당의 이기택(李基澤)전총재 등의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신한국당 중진들은 자신들의 몫을 유지하려 들 것이 분명하고 이전총재도 자신의 식솔들을 최대한 챙겨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합당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는 이전총재의 행보 또한 무시못할 중대변수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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