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민주계 『나갈수도 없고…』

  • 입력 1997년 11월 9일 19시 55분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조순(趙淳·민주당총재)연대」, 김영삼(金泳三)대통령 탈당 등 대선상황의 급전 분위기 속에서 신한국당내 비주류 인사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생각해보아도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민주계 내부에서 「비둘기파」로 지목돼온 김덕룡(金德龍)공동선대위원장 진영은 8일 참모회의를 열어 선대위원장 사퇴여부로 격론을 벌였으나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회창총재측이 「이―조연대」를 통한 대세몰이에 박차를 가할 경우 비주류 민주계 진영이 심혈을 기울여온 「반DJP연합」 노력도 사실상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 그렇다고 탈당 등 극한적 방법을 택하기도 마땅치 않다. 비주류측은 이미 이총재 진영이 노리는 「김대통령의 신당지원설」 확산에 빌미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아래 탈당을 유보하고 당에 남아 이총재를 상대로 내부 투쟁을 벌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 우선은 이총재 진영의 움직임을 「5,6공 회귀」 「민정당 재건시도」로 몰아붙이면서 이에 반감을 갖고 있는 관망파 의원들을 끌어들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게 비주류측 전략이다. 이들은 또 「이­조」연대가 별다른 위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와의 「3자연대」추진도 다시 추진한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고민속에서도 비주류측은 최근 불거진 「03」마스코트 수난 파문이 내부 결속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상당한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이총재 진영을 「패륜아」로 몰아붙이면 그동안 지리멸렬했던 내부 전열도 어느 정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게 비주류측 계산이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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