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한데 이어 극한적인 폭로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각 정당은 일단 폭로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일 청와대의 국민신당 지원의혹을 제기했던 신한국당 주류측은 이날 한발 빼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김대통령이 탈당함으로써 비주류측의 이총재 흔들기도 명분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도 이제 정책경쟁 등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문인지 하루에 6,7건씩 나오던 청와대측의 국민신당 지원의혹을 비난하는 성명이나 논평 등이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같은 변화는 김대통령의 가족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국민신당 지원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김대통령이 격노하고 청와대측도 엄중경고를 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등이 앞으로는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엄단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당으로서도 「주변사정 변경」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회의는 당분간 김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김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함으로써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에 대한 막후지원을 중단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은 김대통령의 선거중립 의지가 어느 정도 가시화할 것인지를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또 그동안 국민신당에 대한 김대통령의 지원의혹을 집중부각함으로써 지지율 격차를 좁혀오고 있는 이인제후보에 대한 견제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있다. 계속해서 폭로전에 발을 담글 경우 거꾸로 여론의 비난을 받는 「부메랑」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일단 공격의 고삐를 늦추겠다는 설명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신한국당이 DJ비자금의혹을 폭로했으나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안감만 안겨주면서 손해를 보지 않았느냐』며 『이인제후보에 대한 정치 공세는 계속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 분야의 정책대안을 제시하는데도 주력하는 강온전략을 적절히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최영훈·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