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민주계 진영이 당잔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섬으로써 신한국당은 「내전(內戰)」의 불길에 휩싸이게 됐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김명윤(金命潤) 신상우(辛相佑) 김덕룡(金德龍) 김정수(金正秀) 서청원(徐淸源) 김동욱(金東旭)의원 등 신한국당내 민주계 중진 7명은 6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음식점에 모여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에 대한 이총재측의 흠집내기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일전불사(一戰不辭)」의 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당내 「반(反) 이총재」 세력중 소장파인 박종웅(朴鍾雄) 김무성(金武星) 김철(金哲)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들이 이같은 결의를 하게된 직접적인 계기는 YS를 격렬히 비난한 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의 4일 발언. 이날 모임에서도 참석자들은 김위원장 등을 겨냥, 『5,6공 군사정권에 협력한 일부 세력이 5,6공 수복을 획책하고 있으며 이총재도 이 세력에 업혀있다』고 비난했다.
참석자중 한 중진은 『현재 5,6공 세력이 우리 당을 장악하고 있어 개혁세력은 고독하게 포위된 상태』라며 『이총재측의 궁극적 목적이 5,6공으로 돌아가자는 것인지 야당을 하자는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한편 회의가 끝난 뒤 김철의원은 『이총재가 지금 5,6공 회귀세력에 얹혀 방향성을 잃고 반역사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 당면현안은 「반DJP 연합」 구성인데도 이총재와 김위원장이 이를 외면하고 과거를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총재에 대한 이들의 전면전 선포는 김대통령에 대한 「의리」보다는 더이상 수수방관하다가는 향후 정치적 입지 확보가 불가능해진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 직후 이들은 7일 오후 국회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원들을 소집, 김위원장의 대구발언을 규탄하는 토론회를 열기로 하는 등 조직적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류측이 당내 반대파의 움직임에 대응을 자제하고 이미 정해진 대선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비주류의 맞대응 전략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는지는 미지수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