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ＤＪＰ단일화 ＪＰ 속내］「김종필총리」왜 못박았나？

「차기 공동정부의 국무총리는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총재가 맡는다」. 27일 대통령후보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에게 양보하고 집권에 성공했을 때 김종필총재가 총리직을 맡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민련 내에서는 미묘한 반응들이 나왔다. 공식 반응은 『아직 누가 단일후보나 총리가 될지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었다. 또 일부 당직자들은 『그런 쪽으로 갈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합의문에 못박기로 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대체적으로 『DJ대통령 밑에서 JP가 어떻게 총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분위기였다. 모양새도 좋지 않고 JP가 「자리」에 연연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양당 협상팀은 JP가 총리직을 맡는다는 점을 합의문에 명시하고 총리가 실질적인 조각권(組閣權)을 갖도록 법제화한다는 것까지 합의해 놓고 있다. 이미 JP의 암묵적인 동의도 받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합의에는 여러가지 고려가 작용했다. 우선 선거운동 차원. JP의 지지세력을 그대로 DJ단일후보에 대한 표로 연결시켜 주기 위해서는 JP가 차기 정부에 「공동참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 이태섭(李台燮)정책위의장은 이날 『JP가 총리를 맡는다니까 이북사람들이나 DJ반대세력도 「안심이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나아가 자민련의 제1목표인 내각제실현을 위해서는 JP가 차기 공동정부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가야 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DJ가 확실하게 「약속이행」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공동 파트너자리」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