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全大표정]월드컵축구 방영 역전극 호소

  • 입력 1997년 9월 30일 20시 07분


30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전당대회는 9천7백여명의 대의원들이 장내를 가득 메운 가운데 2시간여 동안 시종일관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이회창(李會昌)신임총재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순간 대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이회창』을 연호,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총재는 이날 총재취임사에서 4명의 다른 대선후보를 돌아가면서 비난했다. 이총재는 『국민들은 「무책임하고 거짓이 많은 사람」 「이념이 불투명하고 전력이 불확실한 사람」 「능력이 현실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람」 「허물이 많고 부패한 사람」들에게 국가경영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인제(李仁濟) 김대중(金大中) 조순(趙淳) 김종필(金鍾泌)후보를 차례로 지목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인제전경기지사를 김대중후보보다 앞세운 것은 그만큼 이후보의 경선불복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홍구(李洪九)고문에 의해 명예총재로 추대된 뒤 격려사를 하면서 오른손을 불끈 쥐는 특유의 제스처와 함께 톤이 높은 목소리로 문민개혁의 완성과 당의 단합, 정권재창출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격려사에서 한때 이총재측에서 당 정강정책에서의 삭제를 검토했던 「역사바로세우기」와 「금융실명제」를 유난히 강조했다. 그러자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주인공인 날에 굳이 저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이총재는 이한동(李漢東)고문을 신임대표로 추대하면서 『다양한 국정경험과 탁월한 지도력을 갖고 있고 당원 동지들로부터 신망이 높은 이한동 고문을 추대한다』고 소개, 장내에서는 『이한동』을 외치는 연호와 함께 환호성이 일었다. 김대통령과 이총재는 1시간반 동안 진행된 전당대회 행사에 이어 장소를 동대구호텔로 옮겨 총재취임 축하연에 참석했다. 축하연은 이총재의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김대통령을 비롯, 이총재 이한동신임대표, 김윤환(金潤煥)고문 등의 건배제의순으로 진행됐다. ○…전당대회에 앞서 사회자가 단상에 자리한 상임고문들과 경선후보들을 소개하자 단상 바로 옆의 경북지역 대의원석에서는 『김윤환』을 계속 연호했다. 이에 사회자가 『유도하지 않은 구호는 외치지 말라』고 제지하자 그때서야 연호를 중단했다. 전당대회 사회자는 대회 중간 중간에 지난 28일 열렸던 월드컵 축구 한일전에서 역전승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지금은 우리가 조금 뒤처져있지만 멋진 역전극을 이뤄내자』고 호소했다. 또 준비위측은 식전행사에서 장내에 설치된 3대의 멀티비전을 통해 월드컵 한일전 축구경기장면을 5분여동안 방영, 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대회장에는 「경선으로 세운 후보, 한마음으로 밀어주자」 「자유경선 국민선언, 대선승리로 보답하자」 「경선으로 다진 전력, 다시 모아 대선승리」 등 자유경선의 의미를 강조하는 플래카드가 유난히 많이 내걸렸다. ○…이날 대회에는 국민회의의 김충조(金忠兆), 자민련의 강창희(姜昌熙), 민주당의 이규정(李圭正)사무총장과 홍사덕(洪思德)정무장관, 주한 외교사절 등이 외빈으로 참석했다. 한편 이총재는 이날 전당대회에 앞서 대구시청으로 문희갑(文熹甲)시장을 찾아갔다. 이총재와 문시장의 이날 회동은 이총재측에서 문시장 영입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박제균·정연욱·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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