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협상 연기]DJ 『뜸뜰 때까지 느긋하게』

  • 입력 1997년 9월 30일 20시 06분


「뜸이 들 때까지 기다린다」. 「과연 믿을 수 있나」. DJP후보단일화 협상에 임하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관계자들의 심중은 이 한마디로 압축된다. 최근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부총재는 단일화협상의 파트너인 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가 훌쩍 미국으로 떠나버리자 애간장을 태웠다. 단일화협상의 1차시한인 30일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총재와 김종필(金鍾泌)총재의 단독회동을 주선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혹시 단일화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자민련차원의 의사표시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김부총재 개인일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여전히 자민련 김총재의 「DJ에 대한 불신(不信)」을 DJP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10월20일로 늦춰진 협상시한 동안 최대한 JP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JP가 명분과 실리 양면에서 DJP단일화카드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설익은 밥을 먹다가 체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민련은 15일경 양당간 △내각제의 형태 △개헌시기 △공동정권 구성방안 등에 대한 서면합의를 마치고 양김 회동을 통해 「누구로 단일화하느냐」의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개석상에서의 JP발언은 DJP단일화쪽에 상당히 기울어 있는 게 사실이다. JP는 29일 경남 울산지역 TV토론에서도 『단일후보를 내서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종필총재가 DJP단일화가 아닌 「다른 길」을 찾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JP는 『10월 한달간 여러가지 정국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정국의 「가변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사석에서는 여전히 DJ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아무튼 여권의 세포분열과 당내 DJP단일화 반대세력의 이합집산 등 당 안팎의 변수들이 정리되는 시점에서 JP는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태준(朴泰俊)의원의 DJP협상성사를 촉구한 「도쿄 발언」도 압력이 될 것이다. 「칼자루를 쥔」 JP의 결단이 주목된다. 〈최영훈·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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