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이인제 대책」]국민회의 『일단 관망』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0분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의 대선출마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에게도 새로운 「대선 셈법」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여야 양당구도에서 벗어나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40대 신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이전지사의 출마를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다.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여당의 화살이 당분간 이전지사에게 쏠림으로써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사이에 「완충지대」가 형성됐고, 김총재는 별다른 견제없이 「마이 웨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낙관론 때문이다. 30%대의 「여당 고정표신화」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에 대한 경계론도 점차 엷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회의는 10월초까지는 이전지사의 지지도 등락여부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지율 2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회창대표와 이전지사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싸움」을 지켜보면서 민주당 조순(趙淳)후보까지 20%대의 지지율에서 묶는 「이이제이(以李制李)」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의의 저류에 낙관론만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총재가 가장 심각하게 이전지사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총재는 17일 「이전지사의 지지율이 김총재에게 0.6%차로 육박했다」는 모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보고받고 무척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당직자는 『이전지사의 지지도가 계층별 지역별 연령별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 세대교체바람이 예상외로 거세게 불면 김총재로서는 「바람아 멈춰다오」만을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