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난 YS와 달라요』…차별화로 TK관심끌기 전략

  • 입력 1997년 9월 2일 19시 53분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가 2일 모처럼 대구 경북(TK)지역 나들이에 나섰다. 이날 오후 경북 영천에서 열린 재향군인회(회장 장태완·張泰玩)주최의 「향군묘지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21일 후보당선 이후 처음 이루어진 이대표의 이날 TK방문이 특히 관심을 끈 이유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 사면문제를 제기한 직후라는 미묘한 시점 때문이다. 이대표는 이날 기공식 참석에 앞서 열린 SBS TV 특별생방송 「대통령후보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석해 전, 노씨 사면을 통한 「대통합정치」를 다시 한번 역설했다. 전, 노씨에 대한 추석전 사면문제에 대해 이대표는 『사면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임시적인 형집행정지 등을 통해 국민통합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시대는 화합과 국민통합의 시대가 돼야 한다』면서 『과거와 현재의 통합 차원에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순봉(河舜鳳)대표비서실장은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4일 주례보고에서 이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표가 전, 노씨 사면 문제를 전격적으로 제기한 데에는 「통합의 정치」라는 명분론 외에도 몇가지 전략적 고려가 함축돼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TK끌어안기」를 통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차별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즉 현 정부출범 이후 TK지역의 「반(反) YS」 정서를 추스르고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김대통령과의 차별성 부각과 갈등양상 표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대표쪽 판단인 듯하다. 이와함께 전통적으로 여권의 텃밭이었던 TK지역에서 비세(非勢)를 보여서는 당내 혼란수습 및 대야(對野) 경쟁력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도 「TK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이대표가 공을 들이는 「TK끌어안기」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전, 노씨에 대한 추석전 사면카드」를 김대통령이 정면으로 거부함에 따라 사면카드의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여권이 예상치 못한 혼란상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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