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정용관/답답한 長官

  • 입력 1997년 8월 14일 20시 25분


14일 국회 건설교통위. 李桓均(이환균)건설교통부장관과 孫純龍(손순룡)항공국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한항공(KAL)여객기 참사와 관련된 야당의원들의 매서운 추궁에 혼쭐이 나고 있었다. 먼저 국민회의 蔡映錫(채영석)의원이 『「뭔가 잘못됐다(Something Wrong)」는 말이 조종사와 관제사간에 오간 말인지, 아니면 KAL의 괌지사장과 관제사간에 오간 말인지』를 이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이장관은 『알아봤으나 확인되지 않았다』고 넘겼다. 그러나 참고인으로 출석한 趙亮鎬(조양호)대한항공사장이 『괌지사장과 관제사간에 오간 얘기로 확인됐다』고 말해 주무장관의 답변이 우스운 꼴이 됐다. 주무국장인 손국장은 차트를 가리키며 항공기가 정상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설명했다가 야당의원들이 국익을 거론하며 『조종사의 실수란 말이냐』고 추궁하자 답변을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자민련 邊雄田(변웅전)의원은 손국장이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해운항만청에서 근무해온 경력을 들면서 『비전문가에게 항공정책을 맡긴 것 자체부터 문제』라고 꼬집고 국민회의 韓和甲(한화갑)의원도 『도대체 실력들이 없다』고 거들자 이장관과 손국장은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장관과 손국장은 『정부가 우리 항공기가 취항하는 1백1개 노선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국민회의 채의원) 『관제능력이 없는 괌공항에 취항을 계속 허용하고 있는 것은 무슨 배짱이냐』(자민련 吳龍雲·오용운의원)는 호통과 질책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이장관과 손국장의 우물쭈물답변과 묵묵부답은 대형사고 수습능력과 우리나라 항공정책의 부재를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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