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씨,與野 넘어「전방위 정치」즐거운 행보

  • 입력 1997년 7월 28일 20시 05분


지난 24일 포항북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朴泰俊(박태준)전포철회장이 여야를 넘나들며 「전방위 정치」에 나섰다. 28일에는 야권의 두 김총재를 예방한데 이어 29일에는 여의도 63빌딩에서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와 만난다. 이는 보궐선거 당선자로서의 「예의 갖추기」차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신한국당 이대표와 만나는 것은 다소 성격이 다르다. 박전회장의 한 측근은 『만나자는 사람을 못 만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 이대표측에서 먼저 제의했음을 시사했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비영남권 후보간 격돌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후보진영은 영남권에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박전회장을 「연대 1순위」로 꼽고 있다. 신한국당 이회창대표나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박전회장의 「영남표」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고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보수대연합의 일원」으로서 박전회장을 유혹할 가능성이 크다. 자민련 김총재가 박전회장에게 입당조건으로 총재직을 약속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박전회장이 쉽게 자신의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우선은 영남권결속에 주력한 뒤 대선 정국의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며 9, 10월경 최종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의 카드는 몇가지가 있다. 야권후보단일화 즉 「DJT연합」의 한 축을 맡을 수도 있고 보수대연합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영남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대선 독자출마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지금까지 그가 내각제나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자주 역설했던 점이나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다면 여당보다는 야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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