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한국당 전북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전주 학생회관은 대의원 5백60여명과 당원 등 1천6백여명이 좌석을 꽉 메웠다.
그러나 행사장 전면에는 「비행기도 없는 전주에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는 전북푸대접을 암시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또 대의원들은 중앙당에서 대표서리와 사무총장, 선거관리위원장 중 한사람도 내려오지 않자 내심 불만스러워 했다.
○…이 지역 출신인 金德龍(김덕룡)후보는 행사시작 한시간전에 도착, 지지자들의 연호와 박수세례를 받았다. 뒤이어 崔秉烈(최병렬)李漢東(이한동)李會昌(이회창)후보 등이 잇따라 도착,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악수공세를 펼쳤다.
조금 늦게 도착한 李壽成(이수성)후보는 연대설이 나돌고 있는 이한동후보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으며 이한동후보측 玄敬大(현경대)의원은 자신의 포켓에 꽂혀 있던 꽃을 빼 이후보에게 주는 등 남다른 우의를 과시.
○…朴燦鍾(박찬종)후보가 주장한 금품살포설과 관련, 박후보와 이회창후보는 뜨거운 진위공방을 벌였다.
이회창후보는 상기된 표정으로 『내가 돈을 줬다는 모후보의 공격은 자존심을 짓밟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통해 사실이 아니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 이에 대해 박찬종후보는 『줄세우기가 경선의 모든 것인 양 새로운 패거리정치, 금권타락정치가 등장하고 있다』고 후보들의 자중을 요구.
○…이회창, 박찬종후보간의 논쟁과 관련, 이수성후보는 『이 문제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고 이인제후보는 『대의원들은 양심의 명령대로 투표해야 한다』며 「대의원혁명」을 강조.
○…유세시작 직전 기자실에서도 박찬종후보와 이회창후보측이 뜨거운 장외공방을 벌였다.
박후보는 기자들에게 『이후보측이 지난 한달동안 가족 친인척 등을 통해 나보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심지어 이후보 측근은 나에게 「무슨 자리를 맡으라」는 등 괴상망측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주장.
그러자 이후보진영은 즉각 朴成範(박성범)대변인 명의로 『박후보는 아무도 믿지 않는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역공.
○…일부 후보들은 전북이 김덕룡후보의 텃밭임을 감안한듯 김후보를 한껏 추켜세웠다. 이인제후보는 『존경하는 선배를 끝까지 모시겠다』고 말했고 박찬종후보는 『전북익산을 지나면서 「여기가 김덕룡후보의 고향이구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한동후보도 『김후보는 6년후배인데 덕목과 자질을 갖춘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전주〓이원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