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 후보추대]『李대표 빼고』…「경쟁력-단합」강조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7분


신한국당내 민주계가 주축이 된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본선(대통령선거) 경쟁력」 기준 후보논의 방침과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정발협초청 토론회 불참결정이 경선정국에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대표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이후 결집력의 약화를 보여온 정발협은 30일 난제중의 난제였던 지지후보 선정기준을 일단 「본선 경쟁력」이라는 표현으로 압축해놓았다. 정발협은 정권재창출의 산파역을 자임하면서도 그동안 내부의 이질적인 목소리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었다. 「본선 경쟁력」 기준이라면 일단 이대표 朴燦鍾(박찬종)고문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 등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형성해온 주자들이 유력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대표는 정발협 초청 토론회에 불참하기로 결정, 정발협의 지지후보논의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정발협이 독자행보를 걷는 후보는 정발협의 「선택대상」에서 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대표 진영은 정발협이 최근 며칠사이 화해 제스처를 취해왔지만 대표사퇴 공방으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질대로 깊어진데다 토론회에 참석해봤자 별로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기회에 정발협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기로 한 듯하다. 또 정발협의 단일후보 추대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이대표측 시각이다. 공연히 토론회에 참석해서 경선국면을 주도하려는 정발협의 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게 이대표 진영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발협의 최종후보 논의는 이대표를 뺀 나머지 경선주자중 2, 3명을 대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또 정발협이 「본선 경쟁력」과 함께 「당의 단합도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덧붙인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이 기준이라면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고문 등도 정발협의 선택카드로 무시못할 대상이다. 특히 경선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될수록 이수성고문의 「화해와 통합의 정치」, 이한동고문의 「민주 민정계 공동의 보수대연합론」이 세를 얻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정발협이 한단계 진전된 접근을 하고 있지만 지지후보결정의 전도(前途)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발협의 후보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이대표와 이지사가 경선고지를 향해 각개 약진하고 있는데다 이한동 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간 「3인 연대」의 향배도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발협 내에서도 각론으로 접어들면 갈피를 잡기 힘들만큼 여전히 이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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