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공천탈락 동지여 도와달라』 오찬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가 집안 단속에 나섰다. 김총재는 27일 서울 서교호텔에서 박태영(박태영) 류인학(유인학) 이재근(이재근) 김장곤(김장곤)전의원 등 「옛 동지」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김총재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그동안 잠시 쉬고 계셨던 여러분들도 아낌없이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총재는 또 『연말 대선은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이룩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중대사』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직 의원들은 김총재의 말에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김총재의 발언을 수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들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인사들이다. 내심 「내가 자질에서는 앞섰지만 주변 환경이 여의치 못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공천을 안 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도와달라는 거냐』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총재가 공천을 주지 않았던 인사까지 불러 「미소」를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도 국민회의의 잠재적 지지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민회의의 독자적인 역량에다 공천 탈락자들이 갖고 있는 「α」를 합치면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김총재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확장형 지도자」이념도 결국은 「DJ고정표+α」를 겨냥한 것이다.그동안 당무에서 소외됐던 「외곽인사」들을 김총재의 「우산」 밑으로 끌어들이려는 것도 「잊혀진 동지들부터 챙기자」는 김총재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 10역 인사에서 金相賢(김상현)전지도위의장 계보인 金元吉(김원길)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이나 김전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돼온 朴祐燮(박우섭·인천 남갑)위원장을 정책위부의장에 앉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류 비주류로 편을 갈라 세(勢)싸움을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김총재의 집권」이며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경계」조차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요즘 국민회의의 분위기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