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李대표 전면전쟁]돌아올수 없는 다리 건넜나

  • 입력 1997년 6월 23일 20시 04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측과 당내 최대계보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특히 정발협이 23일 「이대표측의 불공정사례 유형별 분류」라는 문건까지 발표하며 이대표가 대표직을 이용, 당을 「대선주자 이회창의 사당(私黨)」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한 것을 신호탄으로 양측은 급격히 형성된 전선(戰線)에서 일촉즉발의 대립상을 보이고 있다. 정발협의 이날의 「대(對) 이회창전(戰)」은 「반(反) 이회창정서」에 관한 한 비교적 온건파였던 徐錫宰(서석재)공동의장이 주도했다. 이대표 진영과 정발협이 이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게 아닌가 하는 심증을 굳혀주는 대목이다. 사실 정발협은 전날까지만 해도 당총재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이대표측의 불공정사례 수집은 계속하되 「선전포고」는 미룬다는 입장이었다. 전날 辛卿植(신경식)정무장관과 姜仁燮(강인섭)대통령정무수석의 「대통령 부재중 자제」 당부도 있었지만 총재도 없는 상황에서 이대표와 정면대립할 경우 당 분열책임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표가 「대표직을 이용한 불공정경선운동을 삼가라」는 정발협의 공개경고를 무시한 채 23일 경기도지부 및 지구당 순방을 「대표 일정」으로 발표하는 등 지역세몰이에 나서고 민주계 핵심중진인 黃珞周(황낙주)전국회의장을 경선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특히 정발협 입장에서 황 전의장의 「전향」은 이대표측의 본격적인 「정발협 와해공작」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발협이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勢)까지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자 정발협 내부에서는 위기론마저 대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표측은 河舜鳳(하순봉)대표비서실장의 이례적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발협을 「억지주장」과 「대표 명예훼손」으로 당의 단합을 깨뜨리는 「해당세력」이라고 몰아붙이면서도 일단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발협의 「반 이회창정서」를 잘못 자극할 경우 오히려 정발협 내부의 결속력만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표의 불공정경선행위를 둘러싼 이대표 진영과 정발협의 대립은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신한국당 경선전의 「인화물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정발협의 지지를 기대하는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과 李壽成(이수성)고문까지 불공정시비에 불을 댕길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속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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