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경선주자 중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견줄만한 TV토론 상대는 누구인가. 최근 열린 세차례의 TV토론을 지켜보면서 국민회의 당직자들이 하고 있는 자문(自問)이다.
이들은 물론 『김총재의 경륜과 철학에 대적할 만한 상대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7명의 후보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혹시 급부상할지도 모를 「가상의 상대」에 대해 면밀한 평가와 준비를 하고 있다.
TV토론 이후 국민회의는 본선 진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李會昌(이회창)대표와 李壽成(이수성)고문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대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대쪽」 「원칙주의자」 등의 이미지를 심어왔으나 이번 TV토론을 통해 「신비감」이 사라졌다는 것이 국민회의측의 주장이다.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이대표는 토론에서 정치초년병이라는 사실을 노출시켰다』며 『구체적인 대목에 들어가면 준비가 안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고문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 각론이나 구체적인 답변을 요하는 대목에서 「능력」과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 국민회의측의 평가다.
朴燦鍾(박찬종)고문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언어를 구사했다』는 평과 함께 『가벼워 무게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TV토론만을 놓고 볼 때 국민회의가 가장 강적으로 여기는 신한국당 주자는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 이지사의 경우 김총재가 자리에 함께 앉아 있는 장면 자체가 곤혹스러울 것이라는 게 당안팎의 중론이다. 70대의 김총재와 40대의 이지사간의 토론은 미국의 빌 클린턴대통령과 공화당 보브 돌후보의 토론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