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거론 이수성씨 문답]『법대로가 아니라 멋대로다』

  • 입력 1997년 6월 18일 20시 07분


신한국당의 李壽成(이수성)고문은 18일 기자회견을 자청,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사퇴 문제와 관련해 『속마음은 탈당해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매우 격렬한 어조로 이대표를 몰아세웠다. 이고문은 『마음이 그렇다는 뜻이고 조직인으로서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경선주자 중 처음으로 「탈당」 문제를 거론, 관심을 끌었다. 다음은 이고문의 기자회견 내용.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이대표 사퇴요구에 대한 견해는…. 『정발협과 상관없이 이대표가 사퇴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있는데…. 『그동안 언급을 자제해 왔지만…. 신한국당의 권위와 국민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본다. 법대로가 아니고 멋대로가 아닌가.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민생문제가 거론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왜 대표직을 유지하는지)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만인이 불공정 게임이라는 것을 안다』 ―이대표측은 전례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전례가 뭐 그리 많은가. 최근과 같은 상황이 과거에 있었나.(지난 92년 민자당 대선후보 경선 때)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경우는 당시 누구도 사퇴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전례 운운하는 것은 전혀 명분이 없다』 ―이대표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속마음은 탈당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정직하지 못하고 바르지 못한 정치현실 속에서 빠져나가고 싶다. 마음은 그렇지만 조직인으로 지난 3월13일 입당원서를 쓴 만큼 탈당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혹시 탈당하면 정치를 그만둘 생각인가. 아니면 다른 정당과 정치를 계속할 생각인가.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가정해 말한다면 다른 정당과 정치를 계속할 생각은 별로 없다. 그러나 국민의 3분의1 정도가 지지한다면 의무감이 작용하리라고 본다』 ―이대표 사퇴와 관련, 다른 주자들과 만날 계획이 있나. 『만날 계획은 없다. 이대표가 밀려서는 못한다고 했는데 밀고 밀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이대표로 인해 혼란이 초래됐는데 그렇게 이익이 중요한가. 그런 정치는 못하겠다』 한편 이고문은 회견에 앞서 『권력분산 논의가 일부에서 합종연횡 또는 권력담합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권력구조 및 국정시스템 개편과 관련한 국론을 통일하기 위한 국민투표제를 거듭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권력분산론을 담합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부」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누구를 적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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