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자치 2년평가/수도권10개市]『주민봉사』성과 뚜렷

  • 입력 1997년 6월 16일 07시 37분


《푹신한 소파에 나무로 된 안내대, 대기시간을 줄이는 순번기, 간이 도서관, 항공권 및 철도권 예매창구. 높기만 하던 관공서 문턱은 『뭘 도와드릴까요』라며 공손하게 인사하는 공무원들의 태도에서 나타나듯 변화의 분위기가 확연하다. 며칠씩 기다려야만 했던 건축민원도 이제는 결과통보까지 해주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민선 2년째를 맞아 일선 동사무소나 구청이 은행과 같은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동아일보사와 서울대행정대학원,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민선자치 2년」 평가결과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한 부문이 바로 행정관리와 서비스. 특히 주민과 직접 관련된 민원행정서비스는 각 지자체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 한층 다양화하고 신속해져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과거의 군림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평가에서도 확인됐다. 이 부문에서 1위는 안양시, 2,3위는 광명 수원시가 각각 차지했으나 나머지 도시와의 점수 차이는 근소했다. 안양시는 경험이 많고 유능한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시정발전기획단을 운영, 미래지향적인 시정을 추구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획일적인 반상회 운영에서 탈피,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시장이 매월 반상회에 직접 참석하고 있다. 광명시는 수도권 시 가운데 유일하게 종합민원국을 설치, 민원과 관련된 5개과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민원사무의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과장 계장급이 민원실 창구에 배치돼 민원을 상담하고 있을 정도다. 수원시는 민원접수 및 처리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민원행정전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이 큰 불편을 느껴온 건축민원 처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성남시는 구당 1백명씩 모두 3백명의 행정모니터요원을 위촉, 주변생활의 각종 불편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 웬만한 민원은 접수에서 처리까지 1주일 이내에 끝내고 민원인에게 직접 통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의정부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원기동처리반을 운영, 지금까지 53건(1백40명 해당)의 민원을 처리했다. 민원인에 대해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안산시는 「열린시장실」을 운영해 1천4백68건의 민원을, 이동시장실을 통해 4백73건의 민원을 각각 처리하는 등 생활민원 기동봉사활동을 통해 주민의 불편사항을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군포시는 시장비서실에 「직소민원 바로바로 처리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생활쓰레기 순찰조로 「생활환경 바로바로 처리반」을 운영하는 등 민원을 즉시 처리하는데 애쓰고 있다. 용인시는 민원처리 지연과 담당자 부재, 불친절, 기타 불편사항에 대해 「민원행정 옐로카드제」를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기보일러 등 기계수리 봉사반으로 구성된 「달리는 중계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도권의 각 시는 중앙정부 등 상급단체의 규제에도 불구,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주민수요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각 시는 「차적 옮기기」 「내고장 담배구입하기 운동」 등 재정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부천시는 카드회사와 연계, 이용금액의 0.1%를 적립해 시 발전기금으로 쓰는 「복사골 부천카드」를 시행하고 있다. 고양시는 세계꽃박람회 추진기획단을 한시적인 기구로 만드는가 하면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맞추기 위해 각종 경영활동을 벌여 세외수입을 2배로 늘렸다. 이같은 수도권 도시들의 노력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각 지차체들이 자율적으로 행정관리방식을 모색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광역단체가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평가단의 판단이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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