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지구당대회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어이가 없다.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비리 대선자금의혹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고 국민의 질책이 여전한 마당이다. 그런데도 차기 대통령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 전단계인 지구당대회부터 그런 일들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혼탁과 타락으로 오염되고 있다니 과연 정신이 있는 정당인지 의심스럽다.
깨끗한 정치, 돈 덜 드는 정치를 하겠다고 먼저 외친 그들이다. 궁지에 몰리자 뼈를 깎는 각성을 한다면서 내놓은 대안이 정치개혁이었다. 그런데도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은 노골적으로 손을 벌리고 몇몇 대선주자들이 돈봉투를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누가 신한국당이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위해 정치개혁에 나선 정당이라고 믿겠는가.
게다가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지역색을 부추기는 등 갖가지 흑색선전이 난무한다는 보도다. 무슨무슨 지역배제론이다 연합론이다 하며 패거리의식과 줄서기를 부추기고, 누구는 탈당하고 누구는 경선을 포기하며 누구누구와는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등 근거없는 얘기들이 유포되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당이 역사상 처음으로 공정경선을 하겠다는 다짐과는 거리가 먼 현상들이다. 상대를 헐뜯고 궁지에 몰아넣는 데만 집착한다면 공정경선은 물론이고 대선주자들의 인격마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신한국당이 이런 모습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그렇게 해서 선출된 후보가 대통령선거운동인들 올바로 할 까닭이 없다. 신한국당은 돈봉투를 돌린 경선주자가 누군지 그것부터 철저히 가려내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