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전개 상황]여야,특위구성싸고 입씨름

  • 입력 1997년 6월 2일 20시 09분


6월 임시국회 개최문제를 놓고 여야의 「샅바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조기소집 원칙에는 의견이 같지만 임시국회를 보는 여야의 시각은 전혀 딴판이다. 야당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를 포함한 「과거」와 정치개혁법안 등 「미래」를 같이 다루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임시국회를 김대통령에 대한 공세의 장(場)으로 활용하려는 야당에 절대로 「멍석」을 깔아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2일 총무회담 결과는 예상대로 결렬이었다. 신한국당 朴熺太(박희태)총무는 『먼저 국회를 소집, 민생현안과 정치개혁입법을 다루자』고 주장했고 국민회의 朴相千(박상천), 자민련 李廷武(이정무)총무는 『정치개혁입법과 함께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정치개혁특위의 구성문제에 대해서도 신한국당 박총무는 『내무위에서 다루자』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야당 총무들은 여야 동수로 특위를 구성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신한국당 박총무는 『정말로 국정조사가 하고 싶다면 야당이 국회에 들어와 조사권을 발동하라』며 『우리는 국정조사보고서를 부결시킬 것이고 그 책임을 지겠다』고 주장했다. 박총무의 「버티기」에는 국회가 「개점휴업」상태가 될 경우 민생외면에 대한 비난이 야당에 쏠릴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야당총무들의 입장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회의 박총무는 『아무런 합의도 없이 먼저 국회를 열겠다는 것은 대선자금에 쏠린 관심을 국회로 돌리려는 국면전환용』이라며 『초등학생을 불러놓고 사기치는 것』이라고 신한국당을 비난했다. 자민련 이총무도 『야당에게도 설 땅을 줘야지 김대통령이 담화를 그런식으로 해놓고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국민회의에 동조했다. 여야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여야가 근접했던 오는 9일 임시국회 소집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협상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대치를 계속하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새로운 협상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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