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주자 모임 대화록]

  • 입력 1997년 6월 1일 08시 23분


이날 회동이 끝난 뒤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이대표와 다른 주자들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공개했다. 다음은 대화록. ▼李壽成(이수성)고문〓(이대표에게) 대표직 사퇴 문제는 「나에게 맡겨달라」고 했는데 복안이 있는가. ▼이대표〓내 판단에 맡겨달라는 얘기다. ▼이수성고문〓이 문제가 계속되면 당의 분열상으로 비쳐진다. 복안을 말하라. ▼이대표〓내 양식에 맡겨라. ▼이수성고문〓불공정의 위험이 있는 데도 그런가. ▼이대표〓지금까지 공정성을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격을 믿어라.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말만으로 단결되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맞아야 한다. 경선 공정성은 당의 단합과 직결된다. 2일 경선관리위원회가 발족되면 (주자들의) 행동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는 엄청난 불공정 시비가 생긴다. ▼崔秉烈(최병렬)의원〓페어플레이만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표가 용단을 내려라. ▼金潤煥(김윤환)고문〓그 문제는 대표에게 맡기자. ▼이대표〓내가 판단해서 하겠다. 총재와 협의도 해야 한다. ▼이수성고문〓그러지 말고 여기서 흔쾌히 말하라. ▼이대표〓(짜증스런 표정으로)내가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朴燦鍾(박찬종)고문〓이수성고문의 의견에 찬성한다. ▼李洪九(이홍구)고문〓당의 분열상으로 비쳐지면 곤란하다. 대표가 여러분의 의견을 「대표직을 갖고 경선에 임할 수 없다」는 것으로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6월2일이니 날짜를 박지 말고 총재와 협의할 수 있게 일주일 정도 여유를 주는 것이 어떤가. ▼김고문〓이 선에서 대표가 결정하도록 하자. ▼이대표〓대표사퇴 문제로 갈등을 빚어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해서 생각해 봐라. 총재와 협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모양이 좋다. ▼李漢東(이한동)고문〓이홍구고문의 의견이 좋다. 주례보고에서 총재와 협의하고 다음주내로 결정해달라. ▼박고문〓총재는 지난번 청와대 대선주자 모임 때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 총재와 협의해야 하는가. ▼이한동고문〓당헌당규도 있고 총재와 협의하는 게 낫다. ▼이수성고문〓이홍구 이한동고문 얘기대로 그 정도에서 대표가 생각해라. ▼최의원〓(대표직을)계속 갖고 있는 것은 공정성에 영향을 준다. ▼이대표〓충분히 알아서 판단하겠다. 그러나 물러나겠다는 것은 아니다. ▼박고문〓밀린다면 한번 밀리는 것도 괜찮다. ▼金德龍(김덕룡)의원〓그 문제는 총재와 협의 과정을 거쳐 다음 주내에 대승적으로 결정해달라. 다음주 주례보고때까지 기다려보자. ▼이대표〓대표직 자체가 공정성에 문제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그럴 경우도 있겠으나 대표직 자체를 문제삼은 사퇴요구에는 승복할 수 없다. ▼이수성고문〓이렇게 합의가 안된다면 이 자리에서 다시 모임을 갖는 게 어떻겠느냐. ▼이대표〓내가 먼저 떠나면 되겠느냐. ▼이수성고문〓그러면 모양이 좋지 않다. ▼이대표〓다시 말하지만 상황에 따라 공정성 시비가 있을 경우 내가 판단해서 하겠다. 이대표와 다른 대선주자들은 이어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으나 시기를 명문화하는 문제로 논란을 벌이다 각각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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