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36주년인 16일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고 朴正熙(박정희)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로 하루를 보냈다.
김총재는 이날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5.16민족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국립묘지를 방문, 고 박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오후에는 고 박대통령에 대한 특집극을 준비중인 일본 니혼TV와 인터뷰를 가졌다.
물론 예년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일정이었지만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김총재와 자민련은 이날 5.16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최근 고 박대통령의 업적을 역사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집중 공격했다.
김총재는 시상식에서 고 박대통령을 『구국의 일념으로 조국근대화를 이뤄 번영과 자주 민주를 위한 굳건한 토양을 이룩한 분』이라고 추앙하고 5.16을 「쿠데타」로 규정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자민련은 예년에 없던 5.16 특별성명을 내기도 했다. 성명은 『과거 민주화노래만 부르며 개발연대를 매도해온 역사의 방관자들이 탁상공론으로 나라를 망치고 자신들마저 망치고 있다』며 『이는 경험없는 정권의 무모한 선택이 얼마나 나라를 후퇴시키는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자민련과 김총재의 적극적인 「5.16 수호」는 고 박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 대선에서 「집권경험세력」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대선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