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김대중-김종필,예산서 대선 「예비유세」

  • 입력 1997년 4월 29일 19시 52분


29일 열린 「梅軒 尹奉吉(매헌 윤봉길)의사 65주기 추모식」 행사장(충남 예산군 덕산면 충의사)에는 5천여명의 군중이 모여들어 열띤 분위기속에서 3당대표의 연설을 듣는 등 마치 대통령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청중은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없이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대표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 순으로 진행된 윤의사 추모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이대표와 양김총재의 이날 연설은 문자 그대로 「삼인삼색(三人三色)」이었다. 이대표는 주로 「지역할거구도」 타파를 위한 정치지도자들의 결단, 정경유착의 온상이 돼온 「고비용 정치구조」의 혁파를 역설했고 김대중총재는 농가부채 등 농촌문제를 집중 거론한 뒤 현정부의 실정을 강도높게 공박하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주장했다. 김종필총재는 가장 강도높게 현정부의 실정을 질타하면서 주로 경제난국에 초점을 맞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자고 호소했다. ○…이대표는 『윤의사를 추모하기 위해 나의 고향인 예산에 양 김총재가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자신의 지역연고를 은연중 내세웠다. 이대표는 이어 『한보사건의 진상을 하루 빨리 규명해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해야 한다』면서 『권력추구에 집착해온 낡은 정치풍토를 바로 잡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깨끗한 정치시대를, 당리당략의 투쟁형 정치를 끝장내고 민생을 책임지는 선진형 정치시대를 열어나가자』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연설이 끝난 뒤 김종필총재와 인사를 나누고 행사장을 떠나 조금 늦게 도착한 김대중총재와는 마주치지 않았다. ○…김대중총재는 연설에서 『우리는 헌정사상 한번도 정권을 교체해본 역사가 없어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이나 한보사건과 같은 일이 터지고 있다』면서 『정권을 교체해야 민주주의가 살고 통일도 이뤄지며 역사도 바로서게 된다』고 역설했다. 김총재는 『이 고장이 낳은 위대한 정치지도자 김종필총재와 함께 1년동안 양당이 공조해 金泳三(김영삼)정권의 독주를 견제하는 등 많은 일을 했다』고 김종필총재를 치켜세웠다. 김총재는 자신의 연설이 끝난 뒤 김종필총재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하고 그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 ○…이어 김종필총재는 『김대중총재와 나는 똑같은 느낌으로 오늘의 세태를 걱정하고 있다』고 화답한 뒤 『사마천은 「천도시야비야(天道是也非也·과연 하늘의 도가 있어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고 있느냐)」라며 한탄했지만 「천도」는 반드시 있어 잘못한 사람은 반드시 벌받게 돼있다』며 김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날 군중들은 「김종필」을 연호하고 연설 중간중간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등 이 곳이 자민련의 「텃밭」임을 실감케 했다. 3당 대표들은 이어 지구당 당직자 간담회와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하는 등 오는 7월초 실시되는 예산 재선거에 대비, 치열한 표다지기 활동을 벌였다. 〈예산〓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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