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체류/比바기오 표정]추적피해 「제3장소」이동설

  • 입력 1997년 3월 19일 19시 54분


[바기오(필리핀)〓정동우특파원] 한국에 망명을 신청한 黃長燁(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 일행이 18일 한국으로 가기위한 중간 체류지로 필리핀의 북쪽 휴양도시 바기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 도시에는 19일 이른 아침부터 미국의 ABC방송 로이터 일본의 아사히신문 등 각국 보도진이 몰려들어 황비서의 소재파악에 들어갔다. 보도진은 바기오 어디인가에 있을 황비서의 체류장소를 찾기 위해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바기오 시내를 뒤지는 모습을 연출. 그러나 황비서의 소재지는 오리무중. ○…바기오 도심에서 약 4㎞ 떨어져 있는 라모스 대통령의 여름별장은 도로변에 위치해 있으며 대리석 기둥 4개와 큰 철문으로 이루어진 위풍스러운 모습의 정문을 지나면 안쪽에 넓은 정원이 있고 그너머로 흰색 본관과 부속 건물이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는 대저택. 이 저택은 대통령 경호실 소속의 1개 중대 병력이 경호를 담당하고 있으나 정문 초소에는 비무장의 초병 1명이 3시간씩 교대로 근무. 이날 이른 아침부터 이 별장에 보도진이 몰려들자 이 저택의 경호 책임자인 온두루 대위는 현재 저택내에는 관리인만 있다며 『아무도 방문한 일이 없고 변화도 전혀 없다』고 강조. ○…대통령 별장으로 몰려들었던 각국의 보도진은 그곳의 한적하고 평온한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바기오 시내에 위치한 미군 휴양시설인 캠프 존 헤이가 그의 은신장소가 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그곳으로 몰려가 숙박부를 뒤지는 등 소동. 이 시설은 숲속에 수백개의 방갈로형 단독가옥이 드문드문 배치되어 있고 골프장 수영장 테니스장 야외음악당 등 갖가지 위락 및 스포츠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수일간씩 휴식을 취하기에는 매우 좋은 곳. 그러나 설혹 이 시설내의 어느 곳에 머무르고 있다 하더라도 정확한 정보 없이는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모두들 허탕을 치고 발길을 되돌리는 모습. ○…이날 보도진이 황비서의 소재를 찾아 헤맨 또다른 장소는 바기오 비행장 인근의 필리핀 삼군통합 사관학교. 이 학교도 숲이 울창한 수백만평의 부지안에 교육시설과 장교가족용 단독주택들이 분산돼 배치되어 있어 중요인물을 당분간 은신시키기에 안성맞춤인곳. 그러나 이 사관학교 본부의 공보장교 라미로 폰타노자중위는 신문을 통해 황비서가 바기오에 왔다는 기사는 읽었지만 사관학교를 체류지로 정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고 부인. 이처럼 보도진이 황비서의 소재를 찾아 헤매는 와중에 이날 오후에는 필리핀 당국이 바기오에 보도진이 몰려들자 이날 아침 급히 황비서 일행을 또다른 지역으로 옮겼다는 미확인 정보가 나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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