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발언 안팎]「여권내 음모세력」은 누굴까

  • 입력 1997년 2월 16일 19시 53분


[임채청기자] 한보사태와 관련, 야권으로부터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가 15일 월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며 「여권내 특정음모세력」을 거론했다. 현철씨는 경위야 어떻든 현정권 출범후 여권내에서 최대의 「막후실세」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 정보량도 많고 여권핵심부의 기류에 밝을 것이라는 점에서 현철씨가 지칭하는 특정음모세력이 과연 누구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철씨가 특정음모세력을 거론한 이상 그 결과가 당정개편 등을 통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여권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현철씨 발언은 한보사태 와중에서 잇따라 제기된 신한국당내 민주계핵심인 洪仁吉(홍인길)의원의 「깃털론」이나 金德龍(김덕룡)의원의 「정치음모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철씨와 김의원이 지칭한 음모세력이 도대체 누구인지, 또는 같은 세력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권내 설은 분분하다. 심지어 김의원과 현철씨 발언이 서로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여권주변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의 한 고위인사가 김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의도적으로 현철씨에 대한 검찰조사지시설을 언론에 흘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철씨측도 청와대의 이 고위인사를 의심하고 있다. 민주계 인사들은 표면적으로는 민주계내 암투설에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영입파나 민정계 대선주자 진영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선가도에서 현철씨나 민주계세력 약화를 겨냥해 흠집내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철씨와 김의원 발언이 검찰 등 관계(官界)쪽을 지목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철씨와 김의원의 인사개입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측과 정권말기 관계 일각에서 있어온 차기 유력자에게 줄대려는 인사들을 지칭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민주계내 「구(舊)실세」와 「신(新)실세」간의 갈등, 현정권 실세그룹인 「K2(경복고출신)」와 「PK(부산 경남고출신)」간의 알력 등이 정치음모세력 주장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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