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 생일행사 예정대로…북경 北대사관 기념식만 개최

  • 입력 1997년 2월 16일 19시 53분


[북경·동경·모스크바〓황의봉·윤상참·반병희특파원] 金正日(김정일)의 55회 생일을 맞은 16일 평양에서는 예정대로 축하행사들이 거행됐지만 「황장엽망명사태」의 현장인 북경에서는 간단한 기념식으로 대체됐다. 이에앞서 도쿄의 조총련은 이달초부터 각종 행사를 진행해왔으나 정작 이날은 관련 행사가 없었다. ○…이날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측은 본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낮 평양시내 체육궁전에서는 어린이 학생 시민 등 대규모 인원이 매스게임과 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김정일 생일 축하행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요 당직을 위해 출근했다는 러시아대사관 직원은 『2,3일전 황이 납치됐다는 방송보도가 있었을뿐 그뒤 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평양은 현재 영하 5도로 약간 쌀쌀한 편이지만 하늘이 활짝 갠 청명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면서 『깨끗하게 차려 입고 가족단위나 친구들끼리 짝을 지어 휴일을 즐기는 시민들도 더러 눈에 띈다』고 전했다. ○…북경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부산한 모습이었으나 외부인사들은 초청하지 않은채 북한교민들만 소집해 간단한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북한대사관에는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는 현수막 등은 없었다. 이날 기념식을 마치고 나오는 북한교민들은 어떻게 식을 치렀느냐는 질문에 『꽃다발을 바쳤지 뭐』하며 더 이상 말하기를 꺼렸다. 이날 오전 9시반경에는 승합차에 화환을 싣고와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북한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예년과는 달리 김의 생일전야 만찬도 취소됐다. 외국손님을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임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김정일 탄생일을 명절로 정하고 조총련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일본 각지 총련 일꾼들과 재일동포들이 민족 최대의 명절을 경축키 위해 각 본부 지부 분회 학교에서 축하연 강연회 체육모임 등산모임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조총련은 지난 12일에는 권순휘 총련중앙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조선인축하단을 평양에 보냈다. 북한은 이날 김의 생일을 축하하는 대대적인 광고를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의 주요신문들에 내고 남과 북은 연방제에 의해 재통일돼야 한다는 그들의 통일논리를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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