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망명/유종하외무 회견]『中서 조용한처리 강조』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14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차드 호텔에서 열린 柳宗夏(유종하)외무부장관과 錢其琛(전기침)중국외교부장의 회담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6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황의 망명에 대한 각국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중국측은 한국과 중국의 기자들만 회담장에 잠시 들여보낼 계획이었으나 일본 등 제삼국 기자단의 격렬한 항의에 밀려 취재진 전체의 입장을 허용했다. 전부장은 『기자들이 오늘 회담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회담이 끝난 뒤 유장관은 한국기자단과 만나 회담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에 응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황의 한국망명요청에 대해 전부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갑자기 망명사건이 터져 아직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황비서가 중국영빈관이나 호텔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방문을 마치고 중국을 경유해 귀국할 예정인 것조차 몰랐다고 했다. 그래서 상황파악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남북한이 과도한 자세를 보이면 문제해결이 어려워지니까 양측이 「냉정하고 조용한 방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유념하면서 조용히 해결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다른 요청」을 받았다고 했는데…. 『중국측은 「북한측으로부터 다른 요청을 받았다」「남북한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는 가운데 일을 처리하면 문제가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황이 납치됐으니 돌려달라는 요청이라고 판단된다』 ―「냉정하고 조용한 방법」이란…. 『조용하고 흥분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해결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언론이 과도하게 주시하는 가운데 해결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뜻인 듯하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유념해야 한다는 대목은 남북한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보자는 희망을 피력한 것이다』 ―황을 제삼국에 보내는 방안도 논의됐나. 『그런 정도의 구체적 생각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오늘 회담에서 양측이 계속 접촉하기로 합의했으니 앞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할 것이다. 중국이 상황을 파악하고 입장을 정한 뒤에 협의가 본격화할 것이다』 〈싱가포르〓방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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