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寅壽·鄭然旭·鄭用寬기자」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18일 국회의사당은 안기부법개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신한국당측과 이를 실력저지하겠다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실을 점거한 국민회의측이 맞서 「격돌」 직전까지 가는 등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국민회의의 金珍培(김진배) 林采正(임채정) 千容宅(천용택) 千正培(천정배) 韓英愛(한영애)의원 등 「의장저지조」 1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반경부터 국회의장실에 들어가 점심도시락을 시켜먹으며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봉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의장보호조를 맡은 신한국당의 金命潤(김명윤) 崔秉烈(최병렬) 金杞載(김기재) 金佶煥(김길환)의원 등이 2시반경 의장실에 들어가면서 양당 의원들간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영애의원이 김의장에게 『말같지 않은 얘기를 노인네가 떠벌인다』고 하자 『그말 당장 취소하라』 『말듣지않게 똑바로 하라』는 등 여야의원간에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다.
○…이날 吳世應(오세응)국회부의장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점심식사를 하다가 낮1시경 음식점으로 몰려든 국민회의의 蔡映錫(채영석)의원 등 10여명에게 「억류」돼 오후 늦게까지 곤욕을 치렀다.
이 소식을 들은 신한국당의 睦堯相(목요상)의원 등 10여명이 오후2시반경 음식점으로 가 오부의장을 호위하고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국민회의 의원들이 강력히 막는 바람에 번번이 실패했다.
○…趙洪奎(조홍규) 張誠源(장성원)의원 등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날 오전9시40분경부터 姜在涉(강재섭)국회법사위원장실과 법사위회의실을 「점거」한 채 법사위 개의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의원들간에 『이 자식아 조심해』 『먼저 인간이 돼라』 『어디다 대고 떠드는 거야』라는 등의 막말이 오가며 멱살잡이 직전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여야 3당총무는 국회 파행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3시45분경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회담을 열었다.
회담에서 자민련의 李廷武(이정무)총무는 『안기부법개정안을 내년 2월에 처리하고 정치적 악용방지장치를 강구하면 개정안에 찬성하겠다. 오늘은 안기부법개정안을 빼놓고 다른 법안만 처리하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총무회담 직후 신한국당의 徐淸源(서청원)총무는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 자민련의 제안에 대한 입장조율에 들어갔으며 국민회의의 朴相千(박상천)총무는 『오늘 안기부법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합의문을 작성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한국당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고위당직자회의 당무회의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고 안기부법개정안처리를 위한 「전의(戰意)」를 다졌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의원들은 안기부법개정안을 기필코 통과시킨다는 결의를 밝혔다. 총무단은 의총직후 야당저지조에 맞설 의장보호조 의장석대기조 본회의장입구 대기조 등 5개조를 의원 20명씩으로 편성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긴급당무회의를 열어 안기부법개정안처리 「원천봉쇄」 방침을 거듭 확인했고 소속의원은 물론 보좌관 비서관들까지 총동원, 5개조로 저지조를 편성, 곧바로 국회의장실과 법사위원장실 등에 배치했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자민련이 안기부법개정 찬성입장으로 선회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상천총무는 『자민련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한다. 공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으나 의원들은 『자민련이 이럴 수가 있느냐. 공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자민련은 이날 당무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수사권 남용방지장치 마련을 전제로 안기부법 개정에 찬성하되 내년 1월 중순경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당론을 최종 확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신한국당이 안기부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이를 실력저지키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