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對北창구]종교단체-여행사등 4개그룹 존재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金慶鎬(김경호)씨 일가의 집단귀순이 뉴욕의 가족들에 의해 성사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내 대(對)북한 접촉창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들의 북한내 소재를 찾아내고 가족간의 중국내 상봉을 실현시켜준 존재는 누구일까. 현재 북미지역에는 크게 4그룹의 북한접촉창구가 있다. △북한출신 또는 반한(反韓)인사중 영향력있는 개인 △교회 등 종교단체 △한국계 혹은 중국계 여행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등이다. 개인차원에서 이산가족의 북한내 가족을 찾아주고 방북을 알선해 주는 사람으로는 캐나다 토론토의 전충림씨가 대부격이다. 전씨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이산가족들로부터 정기적으로 「헌금」을 받으면서 이 일을 해주고 있다. 헌금을 얼마나 오랫동안 많이 했느냐에 따라 가족찾기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헌금의 규모가 커져 사업규모가 꽤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은 많이 들지만 신뢰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청과상을 하는 오모씨도 실력자중 한명. 그는 과거 金日成(김일성)호위총국에 고위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처남과 함께 살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성사를 시켜주는 확률이 높다고 소문나 있어 이산가족이 있는 재미동포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외에도 과거 반정부 친북활동을 하던 20여명의 인사가 북한측과 선을 대고 이산가족의 소재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데 대개 상당한 액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한인동포가 많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의 몇몇 여행사도 북한에 대한 커넥션이 있다. 작년 4월 이른바 세계청년평양축전때 북한당국으로부터 공식창구로 지정됐던 뉴욕의 J여행사나 로스앤젤레스의 또다른 J여행사를 비롯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3,4군데 여행사를 통해서도 북한내 주민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이들을 방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뉴저지 소재 T&P라는 중국인여행사는 북한에서 인민군에 복무한 경력의 중국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데 상당수의 재미동포 방북을 실현시킨 실적이 있다. 요즘에는 미국내 일부 한인교회가 가장 영향력 있는 북한접촉창구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주민돕기 식량모집운동을 통해 신도들로부터 거둔 금품을 북한에 전달하는 과정을 활용, 이산가족의 소식을 파악해 주고 있다. 물론 비영리로 일을 하고 있다. 이밖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서 북한거주 친인척의 소식을 알거나 방북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친북활동을 한 실적이 웬만큼 좋지 않고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 이번 김경호씨 등의 경우 그들의 북한내 소재를 파악하는데는 교회가 역할을 했고 중국내 브로커를 통해 연변에서 가족상봉이 이뤄졌다는 소문이 있지만 재미가족들이 함구, 사실확인이 안되고 있다. 〈뉴욕〓李圭敏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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