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일가 탈출/정부대책]외교채널 총동원 망명 교섭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정부는 홍콩으로 탈출한 김경호씨(62)일가 등 북한주민 17명을 가급적 빨리 서울로 데려오기 위해 홍콩정청과 본격적인 외교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귀순이 실현되려면 홍콩당국에 의한 망명의사확인이 필요하다. 홍콩당국은 우선 망명희망자 전원을 개별 면담, △인적사항과 북한거주지 등에 관한 신원확인 △탈출 및 망명동기 △망명희망지 등을 확인한다. 홍콩관리들은 특히 탈출과 망명이 자유의사에 의한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이같은 과정은 망명자를 받아들인 국가의 주권(主權)행사로서 지난 5월 홍콩을 통해 귀순한 정갑렬씨와 장해성씨도 같은 절차를 거쳤다. 관계 당사국 사이의 분쟁소지를 없애기 위해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이 개입하는 경우도 있으나 홍콩정청은 지금까지 북한인의 망명교섭과정에 UNHCR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 장씨와 정씨는 각각 지난 5월14일과 15일 홍콩에 도착, 망명을 신청한 뒤 5월31일 서울에 도착했다. 따라서 김씨 일행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보면 늦어도 다음주에는 입국이 실현될 것 같다. 인원이 17명이나 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으나 안전원 최영호를 제외한 16명이 모두 일가족이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외무부 당국자는 전망했다. 특히 김씨 일행의 홍콩도착이 지난달 23일이기 때문에 홍콩당국의 조치는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는 5일 『김씨 일행이 귀순을 요청했다』고 밝혀 홍콩당국이 이들의 귀순의사를 이미 정부에 통보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실제로는 한국정부가 어느 시기에 김씨 일행을 인수, 어떤 방법으로 데려올 것인지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方炯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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