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식탁대화 단골주제가 세계보건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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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장녀 의대생 제니퍼, ‘부모님의 특별한 양육법’ 소개
“어린이 사망률-에이즈 등 토론 자연스럽게 의사 되는 꿈 키워
엄마가 재미없다며 말릴 정도”

그동안 ‘냉정한 갑부’라는 인상이 강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푸근한 아저씨’ 이미지로 돌아섰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가족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인 멀린다, 막내딸 피비, 둘째아들 로리, 빌 게이츠. 이번에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큰딸 제니퍼. 빌 게이츠 페이스북
그동안 ‘냉정한 갑부’라는 인상이 강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푸근한 아저씨’ 이미지로 돌아섰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가족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인 멀린다, 막내딸 피비, 둘째아들 로리, 빌 게이츠. 이번에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큰딸 제니퍼. 빌 게이츠 페이스북
“부모님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홍역,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어린이 사망률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자연스레 의사의 꿈을 키웠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겸 세계 최대 자선재단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을 이끌고 있는 빌 게이츠(65)의 자녀 양육법은 달라도 뭐가 다른 듯하다. 26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게이츠의 1남 2녀 중 맏이 겸 장녀인 제니퍼(24)는 승마 전문잡지 사이드라인즈 7월호에 실린 첫 언론 인터뷰에서 “부모님과의 식사 중 단골 주제는 세계 보건 문제였다”고 소개했다. 게이츠 창업주가 어린 자녀들에게 다소 재미없는 주제로 열을 올려 어느 날 부인 멀린다(56)가 남편에게 “더 이상 세계 보건에 대해 얘기하지 말자”는 금지령을 내린 일화도 소개했다.

1996년 미 워싱턴주에서 태어난 제니퍼는 현재 뉴욕 아이칸의대 2학년에 재학 중으로, 휴학을 하고 승마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의대 진학 계기에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의료 실천’이란 부모님의 이상이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은 지금까지 500억 달러(약 60조 원) 이상을 저개발국 홍역, 말라리아 퇴치 등에 투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구에도 3억3500만 달러(4033억 원)를 기부했다.

제니퍼는 부모님에 대해 ‘나이가 들어도 향학열에 불타는 부부’라고 소개했다. “부모님은 부자로서의 특권을 누리기보다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는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소비하는 삶이 아니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 역시 특권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조금이라도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아과나 가정의학 전문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도 밝혔다.

부친의 소탈하고 재미있는 일면도 털어놨다. 최근 게이츠 창업주는 제니퍼와 막내딸 피비(18)의 ‘틱톡’(댄스 경연으로 유명해진 짧은 동영상 전문 소셜미디어) 계정에 출연해 어설프지만 열심히 ‘아저씨 댄스’를 선보였다. “코로나19 퇴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이야말로 나의 영웅”이라는 인사말과 곁들였다. 게이츠 부부는 두 딸 외에도 아들 로리(21)를 두고 있다.

CNBC는 게이츠 창업주의 양육법을 두고 “자녀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해 겸손하면서도 ‘쿨’한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를 두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 ‘아빠는 우리 세대를 몰라요’라는 자녀들의 원성이 대단하다”고도 밝혔다. 자신은 인터넷 기반의 e메일이 편하지만 틱톡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를 배워 매일 세 자녀의 계정에 들어가 이들의 관심사를 배운다고도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빌게이츠#식탁대화#양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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