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강화 서북5도 걸으며∼ 통일의 그날 꿈꿔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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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

‘대학생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에 참가한 대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5박 6일 일정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대학생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에 참가한 대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5박 6일 일정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챙이 긴 등산용 모자와 배낭에 운동화로 단단히 ‘무장’한 대학생 35명이 기대감과 호기심에 부푼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 ‘대학생 비무장지대(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에 나선 대학생들이다.

4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엔 경쟁률이 2.5 대 1이 넘을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다. ‘젊은 세대는 통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기성세대의 편견에 불과해 보였다. 이들은 앞으로 5박 6일 동안 우리나라 최북단 섬인 백령도의 끝섬전망대를 시작으로 백령도를 일주하고, 강화로 옮겨 철책선을 따라 걷고 애기봉도 들른다. 백령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서 참배도 한다.

이들은 삼복더위의 뙤약볕 아래서 하루 10km 내외를 걷는 것도 모자라 저녁에는 쉴 틈도 없이 군 여단장급 간부 등의 강의를 듣고 남북 관계와 통일에 대한 의견도 자유로이 나눈다.

행사에 참여하려고 일부러 한국을 찾았다는 강동수 씨(24·미국 노스웨스턴대 2학년)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민간 부문에서 통일을 고민해 보고 싶었다. 탈북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온레투이두옹 씨(20·중앙대 한국문화학과 교환학생)는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다. 천안함 사건을 알고 있으며, 선체를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 35명 가운데 8명이 재참가자일 정도로 행사의 만족도도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 대학생 참가자는 “지난 행사에서 통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내가 한층 발전된 느낌도 들어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전 국회의원)와 6·25공원국민운동본부(이사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가 공동주관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다. 박 이사장은 “드라마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자유롭고 상상력이 풍부한 것을 좋아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딱딱한 안보교육은 통하지 않는다. 그저 학생들이 걷고, 보고, 느끼며 자연스럽게 남북과 통일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문예슬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대학생 dmz 통일 발걸음#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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