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서장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7일 03시 00분


소년소녀가장 지원 1억 기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207cm의 큰 키를 앞세워 코트를 주름잡던 ‘국보 센터’ 서장훈(43·사진)은 요즘 선수 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 은퇴하면서 25년 동안 정들었던 농구 유니폼과 작별했지만 방송인으로 여전히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5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스포츠스타에 이어 방송인으로 변신한 그가 이번에는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는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

 서장훈은 16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억 원을 전달했다. 이로써 그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이 됐다. 성금은 그의 뜻에 따라 소년소녀 가장의 교육과 생활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서장훈은 “방송을 시작한 후 뜻하지 않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자신의 사물함을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했다. 이런 그의 성격은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여전하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집 냉장고에는 음료수가 유통기한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을 정도였다. 이렇듯 깔끔한 성격뿐만 아니라 늘 투덜거리는 듯 소심하면서도 깐깐한 그의 화법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반전 매력 요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선행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는 현역 시절 자신의 득점과 리바운드 개수에 따라 기금을 적립하며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와 불우 청소년 장학금 등을 모았다. 그가 국내 프로농구에서 세운 통산 1만3031득점, 5253리바운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서장훈은 현역 시절 마지막 팀이었던 kt에서 받은 연봉 1억 원에 1억 원을 더 보태 2억 원을 모교인 연세대에 다니고 있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기부에 대해서는 그가 은퇴할 때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한 것뿐이라고 했다. “코트를 떠나면서 나보다 어려운 분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주위를 돌아보며 살겠다고 결심했어요. 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일부나마 그 마음에 대한 보답을 해드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선수 시절부터 화끈한 입담으로 유명했던 그는 끼를 살려 방송 무대에서도 성공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2015년 한 방송사 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받고 쑥스러워했던 그는 지난해에는 같은 방송사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방송인으로서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서장훈#소년소녀가장 지원#아너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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