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받은 ‘이스라엘 國父’ 페레스 별세

  • 동아일보

팔레스타인과 오슬로 평화협정 주도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 중 마지막 생존자이자 팔레스타인과의 첫 평화협정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사진)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로써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지도자였던 1세대 정치인들이 모두 영면했다.

 페레스 전 대통령은 28일 새벽 이스라엘 텔아비브 셰바메디컬센터에서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BBC가 보도했다. 90세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건강했던 그는 13일 갑작스러운 뇌중풍(뇌졸중)으로 입원한 후 병세가 악화됐다. 잠시 호전되는 듯했지만 27일 장기 부전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할 만큼 위독해졌다. 페레스 전 대통령은 가족이 사망을 공식 발표하면서 밝혔듯 이스라엘을 위해 ‘국가의 첫날부터 생애 최후의 날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 그는 1923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11세 때 영국이 위임 통치하던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 텔아비브에 터전을 꾸렸다. 1947년 스물넷의 나이에 이스라엘 초대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에게 발탁됐고, 이듬해 이스라엘이 건국할 때 해군 총수를 맡았다. 그는 12개 정부에서 60년 가까이 일했다. 총리 2회, 외교장관 3회, 국방장관 2회를 역임했고 재무장관 교통장관 정보장관 등을 두루 지냈다.

 그는 외교장관이던 199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한 ‘오슬로 협정’을 이끌어내면서 중동에 평화의 희망을 심어줬다. 그가 “팔레스타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머지않아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될 것”이라며 평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끊임없이 시도한 성과였다. 당시 오슬로협정을 이끌어낸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와 페레스 외교장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 등 3인은 1994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노벨평화상#팔레스타인 오슬로 평화협정#시몬 페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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