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승객 아닌 요트 만드는 개척자 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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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대학 총장들 입학식 축사
취업난-스펙 경쟁 불안감 겨냥… “인생의 의미-꿈 찾아 도전을” 격려

“안락한 여행을 위해 유람선을 기다리는 승객이 아니라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자신만의 요트를 만드는 개척자들을 키워내려고 한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교정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진취성과 담대함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신입생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스펙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나가는 탐험가를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각 대학 입학식에서 나온 축사에는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는 신입생을 위한 응원과 대학의 고민이 함께 담겨 눈길을 끌었다.

2일 열린 서울대 입학식에서 성낙인 총장은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선(善)한 인재’를 강조했다. 이웃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인재가 되어 달라는 호소였다. 그러면서 성 총장은 “고통스러워도 자신을 들여다보고 투쟁하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과학 분야 석학인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상상력’을 화두로 축사를 했다. 김 교수는 “사회는 여러분이 기회를 박탈당한 세대라고 하지만 기회는 항상 존재하고 있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상력으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오는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과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난 속에서도 신입생들이 자기 인생의 이유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철학적 주문도 있었다.

연세대 김용학 총장은 지난달 26일 입학식에서 “‘올(all) A를 받겠다’와 같은 당찬 계획을 세웠겠지만 ‘내가 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에 쓸 한 줄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이유와 의미를 찾는 노력을 신입생들이 시작해 달라는 당부였다. 김 총장은 “맞춤식 직업교육을 받으려고 이 자리에 섰다면 잘못된 장소를 찾아온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각자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학교를 최대한 이용해 달라”고 조언했다. 연세대와 같은 날 열린 이화여대 입학식에서 최 총장은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꿈을 명확한 목표로 설정하고 도전하는 것이 대학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해 둔) 학교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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