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전세계에 알릴 것”

  • 동아일보

김동원 국제노동고용학회 회장

“부정적 평가 일색이었던 한국의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에서 17대 학회장에 선출된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55·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추진하고 이뤄냈다는 것 자체가 노사관계와 민주주의가 상당히 성숙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66년 설립된 ILERA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34개국의 학자와 관료 등이 참여하는 고용노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단체다. ILERA 회장(임기 3년)에 아시아인이 선출된 것은 일본(2명)에 이어 김 학장이 세 번째이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김 학장이 회장에 선출됨에 따라 이른바 ‘노사관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ILERA 세계대회도 2018년 한국에서 열리게 됐다. 이 때문에 ILERA에서도 ‘한국형 노동개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김 학장은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심지어 미국과 일본조차도 노사정 대타협을 해본 적이 없다”며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체로 안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학장은 노동시장 개혁을 ‘반복 게임(repeated game)’으로 규정했다. 한 번에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장시간 같은 게임이 수차례 반복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1998년 대타협 때도 정부와 경영계가 노동계에 약속한 것들을 차일피일 미루고 잘 지키지 않으면서 노사정 간 신뢰가 깨졌고, 다시 대타협을 이루기까지 17년이나 걸렸다”며 “약속을 한 번만 지킨다고 신뢰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지켜나가야 신뢰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개혁이 관료들의 단기 실적주의에 매몰되거나 정치권의 정쟁(政爭)에 이용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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