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환호할지 야유를 보낼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어요. 직관을 따라, 마음이 가라고 하는 대로 작업했습니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스타 연출가 제리 미첼(54·사진)은 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뮤지컬 ‘킹키부츠’를 만들었던 상황을 회고했다. 그가 연출한 ‘킹키부츠’는 2일 충무아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2012년 미국 시카고에서 공연된 후 지난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킹키부츠’가 해외에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첼은 ‘라카지’ ‘헤어스프레이’ ‘록키호러쇼’의 안무를,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와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연출과 안무를 함께 맡았다.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의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여장 남자들이 즐겨 신는 긴 부츠인 킹키부츠 만들기에 도전해 성공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화이며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다. 미첼은 “구두 공장을 직접 방문해 구두를 만드는 방식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킹키부츠’는 지난해 작품상 음악상 안무상을 포함해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미첼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관객이 어디서 웃는지, 어디서 지루해하는지 집중해서 관찰한다”며 웃었다.
‘킹키부츠’의 노래는 신디 로퍼가 작곡했다. 처음 뮤지컬 넘버 작곡에 도전한 신디 로퍼는 귀에 쏙쏙 꽂히는 신나는 곡을 선보여 여성 단독으로는 처음 토니상을 받았다.
“제작진 중 한 명이 신디에게 전화를 했어요. 뭐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안 해. 설거지 하고 있어’라고 답해 곧바로 작곡을 의뢰했죠. 신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못난 아들’ 두 곡을 보내왔는데 듣자마자 울었어요.”
그는 프리뷰 기간에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작품을 다듬을 예정이다.
“스스로 변화하고 주위 사람들도 변화시키는 인물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해요. ‘킹키부츠’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두 남자가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변화하는 이야기죠. 많은 분들이 이들과 교감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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