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의 꿈, 선배들이 밀어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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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中런민대 공동 리더십 교육
高大동문들 기금 6억여원 조성… 현지 기숙사-교육비 등 전액 지원

KU-차이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고려대 학생들이 22일 수료식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웃으며 소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송태림(25·일어일문학), 임동은(23·중어중문학), 정다울(20·중어중문학), 김연진(26·신소재공학), 임성필 씨(24). 베이징=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KU-차이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고려대 학생들이 22일 수료식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웃으며 소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송태림(25·일어일문학), 임동은(23·중어중문학), 정다울(20·중어중문학), 김연진(26·신소재공학), 임성필 씨(24). 베이징=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이 학생은 프로그램에 참가할 당시엔 중국어를 전혀 못했습니다. 8주간의 노력으로 이뤄낸 놀라운 변화입니다.”

22일 중국 베이징(北京) 런민(人民)대 국학관. 장샤오징(張曉京) 런민대 국제교류처장이 고려대의 중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KU-차이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수료식에서 참가생 대표 임성필 씨(24·고려대 신소재공학부 3학년)를 이렇게 소개했다. 임 씨는 단상에 올라가 발표를 시작했다.

“진도를 따라가려면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기회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생각과 친구들의 열정, 선생님들의 정성 어린 가르침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습니다.”

임 씨는 한국어로 한 문장을 말할 때마다 중국어로 자체 통역을 했다. 약 6분에 이르는 발표시간 내내 원고는 전혀 보지 않았다. 천위루(陳雨露) 런민대 총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전 총장은 “짧은 시간에 중국어 실력이 이렇게 발전했다는 게 놀랍다”며 감탄했다.

고려대는 중국의 언어뿐 아니라 역사, 문화 등 폭넓은 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중국에 관심은 많았지만 평소에 접할 기회가 많지 않던 중국어 초보자와 중국 미경험자 학부생들이 심사를 거쳐 참가자로 우선 선발된다.

참가자들은 한국에서 4주, 중국에서 4주간 하루에 6시간씩 중국어 교육을 받는다. 중국 현지에서 문화 체험과 기업 탐방도 한다. 지난해엔 53명, 올해엔 73명이 참가했다.

고려대는 교우들의 기부금으로 ‘KU-차이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기금’을 조성해 참가자들에게 중국 현지 기숙사 비용과 교육비 등을 전액 지원해 왔다. 현재 총 6억4000만 원의 기부금이 기탁됐고 8억5000만 원이 약정됐다. 내년까지 20억 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수료식에는 각각 1억3000만 원과 1억 원을 기탁한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와 신경록 ㈜신생공업 회장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사회에 나온 뒤엔 어학 공부를 하기 쉽지 않으니 후배들이 대학 때 집중적으로 어학을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시급히 중국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는데 기부한 돈이 보람 있고 훌륭하게 쓰였다”며 뿌듯해했다.

고려대는 런민대와 합작해 런민대 안에 10층 규모의 ‘고려대학교회관’을 2009년 준공한 뒤 2층 전체(701.2m²)와 9층의 방 3칸을 25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고려대는 회관 2층에 ‘KU글로벌센터’를 만들고 개관식과 기부자 현판식을 열었다.

KU글로벌센터에는 교육, 연구공간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됐다. 벽에는 KU-차이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에 기부한 13명의 명단도 새겼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이곳에서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우정을 나누고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값진 보람이 싹트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런민대#고려대#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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