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장학금’ 출신 선배들, 후배 위해 뭉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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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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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후원회를 조직했다. 후배 대학생들이 가정형편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당당하게 꿈을 펼치고 남도 돕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제공
고등학생 때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후원회를 조직했다. 후배 대학생들이 가정형편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당당하게 꿈을 펼치고 남도 돕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제공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세요.”

연단에 선 권지민 씨(24·여)의 말에 참석자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10일 서울 연세대 공학원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해피투게더봉사단’의 홈커밍데이에서였다.

이날 모인 200명은 공통점이 있다. 고등학생 때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을 받았고,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해피투게더봉사단’으로 활동했다.

열린장학금은 동아일보와 삼성사회봉사단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한다. 집안 형편이 어렵지만 공부에 대한 의지가 뚜렷한 고등학생에게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약 2만4000명(총 390억 원)이 받았다.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일부가 2007년 해피투게더봉사단을 만들었다. 현재 활동하는 학생은 350여 명. 저소득층 학생을 돕고, 다문화가정과 상담하는 활동을 꾸준히 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활동은 대부분 4학년이 되면 뜸해졌다. 취업을 준비하느라 바빴고 여유를 잃었다. 남보다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좌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사회로 일찍 나간 선배들이 결심했다.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우리 손으로 장학금을 마련해 주자고. 사회에 진출한 선배 50명과 대학생 후배 150명이 10일 한자리에 모인 배경이다.

선배들은 ‘해피투게더봉사단 후원회’를 결성하고, 매달 1만 원씩 모아 후배 4명에게 1년간 150만 원씩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열린장학금 2기 장학생인 권 씨는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7월 삼성코닝정밀소재에 입사했다. 고등학교 때 갑자기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당장 학비를 걱정해야 했지만,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제는 선배로서 후배에게 도움을 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일하는 장예리 씨(25·여·1기 장학생)는 “우리 선배들이 그렇듯이 후배들도 자신이 받은 걸 어떻게 돌려줄지 나중에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회는 이날 모은 50만 원을 7기 장학생인 서수인 씨(19·연세대 기계공학과)에게 전달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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