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며 “내년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제공
“(넥슨에) 지분을 매각할 때는 8월이면 두 회사가 힘을 합쳐 대형 인수합병(M&A)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결국 뜻대로 안 돼 우리나 넥슨이나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넥슨에 자신이 보유한 자사(自社) 지분 일부를 넘긴 이유를 처음으로 밝혔다. 비록 무산됐지만 1조 원 규모에 이르는 M&A를 직접 추진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6월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에 자신의 엔씨소프트 지분 24% 중 14.7%를 약 8045억 원에 넘겼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그 이유와 자금 활용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내놓았다. 그가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과 넥슨이 7월 서울 강남사옥을 매각하며 받은 1300억 원을 합치면 약 1조 원. 이 돈으로 두 회사가 유력 게임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대표적이었다. 1조 원 규모의 M&A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해외 유명 게임업체를 겨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긴장하게 했던 블리자드나 유명 게임업체 EA 등을 인수하려면 이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시장에 미칠 파장이 커 어떤 회사인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외국산 게임이 거의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회사들이 지혜를 모아 한국 게임산업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M&A를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은퇴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게임업계에서 멋진 일을 더 해보고 싶다”고 일축했다.
김 사장은 내년을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PC용으로 개발한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모바일에서 할 수 있을 만큼 모바일기기의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며 “내년 이맘때면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내놓은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은 PC용 대작 게임을 준비하는 일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셧다운제 시행 등 각종 게임 규제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상식과 다르지 않다. 걱정이 많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사장의 간담회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이 이날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열렸다. 6년간 5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이 게임은 대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애니팡’은 우수상과 인기게임상을 수상했다.
한편 벡스코에서는 8일부터 나흘간 국제게임전시회(지스타 2012)가 열린다. 올해는 4만3535m² 규모의 전시장에 넥슨, NHN한게임,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국내외 434개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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