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발언 논란 황상민 교수 “여성 역할 차이 전하려 했던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7일 채널A 출연해 해명

“자식을 안 낳아서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그런 말 자체를 한 적이 없어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개인 연구실에서 만난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사진)는 지난달 31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한 뒤 일주일 가까이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여성성 논란에 대해 언급한 뒤 비난과 욕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이 자극적인 단어들만 짜깁기하고 자극적인 제목을 뽑더니 이후 많은 언론이 그대로 따라가는 거예요.”

황 교수는 쾌도난마에서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애 키우고 그러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죠. 그걸 보고 여성이라고 이야기를 하지 생식기가 남성하고 다르다고 해서 여성이라고 안 해요”라고 말했다.

“발언의 전체 맥락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건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역할의 차이’라는 점을 전하려 했던 거죠.” 황 교수는 “박 후보는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약자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약자로 살아본 적 없는 그를 억지로 약자의 범주에 넣으면 역효과가 날 것”이란 말도 했다.

박 후보는 어떤 남성 정치인보다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오히려 이 점을 부각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새누리당의 연이은 비난에 대해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분들이 언제부터 젠더(사회적 여성) 의식이 그렇게 있었나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영계 좋아한다’고 발언하는 분 아닙니까? 그분이야말로 성 차별주의자 아닌가요?”

황 교수는 “생식기란 표현이 왜 문제가 되는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학문적으로 생물학적 성은 ‘섹스’로, 사회적 성은 ‘젠더’로 구분합니다. 방송에서 섹스라는 표현을 쓰는 게 적절치 않아 생식기란 표현을 택했던 겁니다. 심리학 용어일 뿐 성적(性的) 의미를 담은 단어가 아니죠.”

호된 설화를 겪은 황 교수지만 발언을 뒤집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똑같은 말을 다시 할 겁니다. 이번에는 더 자세히 내 진의를 설명할 겁니다.”

황 교수는 7일 채널A 쾌도난마에 다시 출연한다.

박창규 채널A 기자 n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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