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이건재 교수-구민 박사팀 휘어지는 배터리 세계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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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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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용량 늘리면 상용화 가능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배터리가 나왔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와 구민 박사 연구팀이 “휘어지면서 성능도 뛰어난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쇄회로기판과 디스플레이를 휘게 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여기에 결합할 휘어지는 배터리를 제작할 기술이 없어 이제까지 관련 전자제품을 상품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딱딱한 광물인 운모로 만든 기판 위에 양극 물질인 ‘리튬코발트산화물’을 얇은 층 구조로 쌓아올린 다음 700도로 열처리했다. 그 뒤 운모를 제거하면 남은 물질이 유연한 성질을 가진 배터리가 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배터리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감싸 머리카락 10분의 1 두께에 불과한 얇고도 유연한 배터리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배터리는 휘기 전과 후의 전압이 변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충전과 방전을 1만 번 반복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며 “배터리 내부에는 열에 강한 고체 전해질을 써서 폭발할 위험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배터리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부착해 휴대가 가능한 유연한 전자장치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휘어지는 전자제품 개발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을 넘었다”며 “앞으로 배터리의 충전용량만 더 늘리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미국 화학회 뉴스레터에 특집으로 소개됐다. 연구팀은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배터리#충전용량#이건재#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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