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군 양평고에서 장애인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이동일 교사(40·사진)는 30일 이같이 말하며 자신이 앓고 있는 희귀병인 ‘알비니즘(백색증)’을 설명했다. 이 씨는 태어날 때부터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온몸의 피부와 털이 하얗고 저시력을 동반하는 유전성 질환인 이 병에 시달렸다. 초등학교는 서울 맹아학교, 중고교는 장애인 특수학급을 다녔다.
백인 외모 같은 이 씨가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은 컸다. 어머니가 살갗을 보기 좋게 그을린다며 백사장에 데리고 가 태우는 바람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친구들한테 ‘흰둥이’라며 놀림과 돌팔매질을 받기도 했다. 병에 시달리기보다는 사람에게 시달려야 했던 것.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넘어지기 일쑤였고 수업시간에는 쌍안경과 특수 돋보기로 공부했다. 이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대학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하고도 “장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며 우석대 특수교육과를 최종 진로로 선택했다.
2001년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정규 교사로 임용됐다. 이 씨는 역시 장애인을 가르치는 특수교사인 부인 정완희 씨(34)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 씨는 “아이도 저 같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외선에 특히 약한 알비니즘 때문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도 긴소매 옷에다 모자를 쓰고도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바르고 다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