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子출전… CNC선반 홍일점… 한복 청일점… 지방기능경기 이색 참가자들

  • 동아일보

“자상한 아빠? 연습할땐 엄한 스승!”
광주서 사업체 운영 유재용씨, 아들 정선군 돕다 함께 나서

12일부터 열린 2012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이색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학교 선후배로 부자가 함께 출전한 유재용 씨와 아들 정선 군(왼쪽 사진). 전국 166명의 CNC선반 직종 출전자 중 유일한 여성인 홍일점 배경진 씨(가운데 사진), 전국 150명의 한복 직종 출전자 중 청일점인 이건호 군. 산업인력공단 제공
12일부터 열린 2012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이색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학교 선후배로 부자가 함께 출전한 유재용 씨와 아들 정선 군(왼쪽 사진). 전국 166명의 CNC선반 직종 출전자 중 유일한 여성인 홍일점 배경진 씨(가운데 사진), 전국 150명의 한복 직종 출전자 중 청일점인 이건호 군. 산업인력공단 제공
“평소에는 부자(父子) 관계지만 연습할 때만큼은 엄한 선배죠.”

12일부터 전국 16개 시도에서 열린 2012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이색 선수들이 화제다. 광주 대회 폴리메카닉스 직종에는 유재용 씨(49)가 아들 정선 군(18)과 함께 출전했다.

유 씨는 아들의 광주공고 선배로 지난해부터 아들의 기능경기대회 준비를 돕다가 직접 대회에 나왔다. 유 씨는 고교 졸업 후 15년 동안 대우전자에서 설비 업무를 담당하다 현재 광주 하남공단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유 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퇴근 후 모교에 들러 아들을 비롯한 후배들의 대회 준비를 도왔다. 그는 “과거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공고에 진학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열심히만 하면 대학 진학을 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아들에게도 기능인의 길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울산과 서울에는 각각 ‘홍일점’과 ‘청일점’ 참가자가 있다. 울산대회 CNC선반 직종에 참가한 배경진 씨(23·여)는 해당 직종에 참여한 전국 166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드릴로 공작물을 깎아내는 솜씨는 여느 남자 선수 못지않다. 배 씨는 고교 졸업 후 물리치료사로 근무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지난해부터 CNC선반을 배우고 있다. 배 씨는 “솔직히 입상은 어렵겠지만 도전에 남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대회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디자인고 2학년인 이건호 군(17)은 전국 한복 직종 출전자 150명 중 유일한 남성이다. 한복 직종은 출전자의 70% 이상이 현장 경험이 많은 40대 이상 여성이다. 그만큼 남성이 입상하기 힘든 분야에 도전한 것이다. 이 군은 “양장보다 한복 제작 과정이 더 복잡하고 어렵지만 디자인의 다양함을 느낄 수 있다”며 “올해는 한복, 내년에는 양장에서 입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지방기능경기대회는 17일까지 열린다. 각 시도에서 1∼3위로 뽑히면 9월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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