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여자축구 문홍선 구단주 “日에 방치된 女축구 지소연 선수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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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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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자축구 신드롬 일으킨 재일교포 문홍선 구단주

지소연. 동아일보DB
지소연. 동아일보DB
“소연아, 어깨 펴.”

일본 내 한국계 축구인들 사이에서 지소연 기 살리기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여자축구 실업리그인 나데시코리그에 진출한 한국 여자축구 간판스타 지소연은 2011년 한 해 동안 8골 6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인 ‘아이낙 고베’의 창단 후 첫 우승을 이끌었다. 한 골 차로 신인왕을 놓치긴 했지만 연말에는 대한축구협회 선정 ‘2011 한국축구를 빛낸 최고 스타’로 선정됐다. 올 1월 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왕배 결승전에서는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관왕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소연 개인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대표팀이 부진해 국제대회 진출 기회가 봉쇄된 데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이 소연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런던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 여자축구는 지난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독일 여자월드컵축구대회 우승,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우승, 20세 이하와 17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석권 등 국제대회에서 4차례나 정상에 섰다.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 신음하던 국민들은 여자축구에 열광했고 선수들에게는 기업의 후원요청과 방송국의 출연 요청이 쏟아졌다. 특히 지소연이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일본 대표팀 주장인 사와 호마레를 비롯해, 가와스미 나호미, 오노 시노부 등 7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일본 기업들의 스폰서 요청이 쇄도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인 지소연에겐 그런 스폰서도 없다. 팀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11월 도요타가 후원한 영국 아스널 레이디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지소연은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를 팔았다. 암과 싸우면서 홀로 자기를 키운 어머니를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보다 못한 아이낙 구단주인 문홍선 회장(61·사진)은 지인들을 통해 일본 시장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들에 지소연 후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일본 기업이 지소연을 외면하니 한국 기업들이 지소연을 응원해 달라는 것이다.

문 회장은 재일교포 2세 사업가로 2001년 아이낙을 창단해 일본 여자축구 중흥을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한국 여자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지소연을 한국보다 한 수 위인 일본 리그에 영입한 것도 그였다. 문 회장은 “한국 여자축구가 지난해에는 빛이 바랬지만 내일이 있다”며 “소연이의 기가 살아야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도 산다”고 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여자축구#여자축구#지소연#문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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